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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리즈 1차전 리뷰(기아타이거즈 vs 삼성라이온즈)

  • 2024.10.22 10:37
  • 야구, 그깟 공놀이/테니스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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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사람들이 기념일에 파인 다이닝, 혹은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서 코스요리를 먹게 되면 셰프가 의도하는 요리의 목적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메인 디쉬에서 얼마나 푸짐한 양의 고기가 나왔는지, 그리고 디저트가 얼마나 맛있었는지를 가지고 코스 요리에 대한 경험과 추억을 마음속에 저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가 맛은 있었다."로 시작해서 "고기의 양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를 거친 다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디저트가 맛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그러니 집에 가서 라면이나 끓여 먹자."라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정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마무리가 좋으면 좋은 기억으로 남긴다는 것이다. 

 

 ABS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는 차치하고라도, 대부분의 팬들은 ABS에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었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한국에서의 개막전, 통칭 MLB 서울시리즈, 그리고 공교롭게도 팬층이 두터운 팀들의 좋은 성적, 역대급으로 좋은 성적을 낸 10위 팀 덕분에 나름대로 치열했던 시즌. 허구연 총재가 컨트롤할 수 있었던 부분과 컨트롤할 수 없었던 부분이 미묘한 조화를 만들어 내면서 올해 KBO는 역대급 관중 몰이를 했었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동시에 가을 야구에 진출하고, 좋은 선수들을 사모아서 거의 올스타급 라인업을 구비하는 건 허구연 총재가 컨트롤할 수 없었던 부분이지만, ABS나 MLB서울 시리즈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건 허구연 총재가 컨트롤할 수 있었던 부분이므로 2024년 KBO의 인기몰이에 허구연 총재의 지분이 적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제 한국 시리즈 1차전을 생각해보자. 광주는 오후부터 비가 계속 왔었고, 일기 예보 상으로도 오늘까지 비가 온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한국 시리즈 1차전을 보기 위해서 지방인 광주까지 내려왔고, KBO에서 "근본 매치"라고 밀어주던 삼성과 해태를 이어받은 기아가 만난다는 이유로 아주 큰 흥행이 보장되어 있는 한국 시리즈를 연기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있는 프리미어 12 대회를 위해서도 한국 시리즈가 연기되는 걸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경기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1시간을 기다렸고, 중계 카메라를 통해서 커다란 빗줄기가 뚝뚝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기어이 경기가 시작되었다. 만약 경기를 시작할 때, 비가 안 오다가 경기 중간에 폭우가 쏟아졌고, 그래서 중단하기 어려운 경우였기 때문에 경기를 강행했다면 아무런 불만이 없었을 것이다. 그라운드가 미끄러우면, 타자들도 미끄러지고 타구 속도도 빨라져서 수비하는 야수들도 타구에 가격 당할 확률이 올라간다. 투수들은 공이 미끄러워서 실투의 확률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서 타자들에게 위협적인 공들을 의도치 않게 던질 수도 있다. 스파이크에 진흙이 달라붙어서 선수들이 온전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그로 인해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게 되면 당장 한국 시리즈가 끝나고 나서 열리는 국제대회인 프리미어 12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프리미어 12에 뽑히거나 예비명단에 있는 선수들은 절대로 부상을 당하지 않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니까. 그리고 만약에 경기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5회 말까지 경기를 치르고 나서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운영위의 자체적인 판단인지, 운영위가 높으신 분들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그런 건지, 필자는 이유를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일반적인 정규시즌 경기였다면 어제 경기는 높은 확률로 시작도 안 했을 거다.

 

 야구팬들은 정규 시즌 우승에 대해서 평가가 조금 박하다. 왜냐하면 코리안시리즈, 즉 한국 시리즈에 대한 관심과 평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 우승 팀은 잘 모르지만, 역대 한국 시리즈 우승팀들은 줄줄 외우고, 더불어 팀들 또한 우승 횟수를 이야기할 때, 정규시즌 우승이 아닌 한국 시리즈 우승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시리즈는 KBO 입장에서는 "디저트"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디저트"는 웬만해서는 맛이 없을 수 없는 음식이다. 세상에 단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하지만 레스토랑에 가서 코스요리를 먹는데 "디저트"를 비 맞으면서 먹으라고 하면 아마 그 레스토랑은 조만간 폐업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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