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의 특징 (4) - 엔티제의 연애

 엔티제는 언제나 바쁘다. 그러니까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가 남들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타인이 볼 때 항상 바빠 보이는 것이다. 엔티제는 항상 머릿속에 스케쥴러가 탑재되어 있다. 엔티제의 머릿속은 오늘 해야 할 일들이 가득 차 있으며, 오늘 어디까지 해야 내일은 또 어떤 걸 하고, 그래서 이번 주에 어떤 일들을 끝내야 하고, 이번 달에 무언가를 끝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엔티제는 또한 효율을 극한으로 따지는 존재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할 때 효율 안 따지는 사람이 어디 있냐"라고 반문하겠지만, 엔티제는 기존의 방법을 파괴해서라도 더 빠른 방법, 더 나은 효율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건 일 뿐만이 아니고 인간관계, 그러니까 지인과의 대화, 직장에서의 미팅, 심지어 연애에서도 이 경향을 숨기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핵심을 말하지 않고 빙빙 돌려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엔티제는 화병 난다. 그러니까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주변사람들을 한번 생각해 보고 싫어하는 사람 중에 엔티제가 있다고 하면, 단순하게 말을 빙빙 돌려서 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엔티제에게 소심한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엔티제는 그래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연락두절이 된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엔티제의 머릿속에는 극한의 효율을 통해서 오늘 해야 하는 일을 모두 끝내고 오늘 저녁에는 내 여자친구와 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단지 그 이야기를 여자친구에게 납득시킬 시간조차 아까워서 빠르게 일을 끝마치기 위해서 일에 몰두하고 있을 뿐. 그래서 오해를 많이 산다. 필자가 연애를 하면, 항상 여자친구와 다투는 점이 연락문제다. "일하다가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실 시간에 연락하면 되는 거 아니냐"면서 필자에게 화를 내면, 필자는 "그 순간에도 어떻게 해야 이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는지 생각하고, 더 나은 방법, 그러니까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그러면 연락 좀 못할 수도 있는 거 아니야?"라고 답변한다. 그러면 한결같이 "아니 그러니까 왜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실 때마저도 일 생각을 하냐고. 넌 날 사랑하지 않아."라는 답변이 오게 된다. 엔티제 입장에서는 아주 미치는 대화다. 엔티제의 머릿속은 간단하다. 
 
 1. 오늘 저녁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싶다.
 2. 그러면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해야 하네?
 3. 근데 오늘 늦게까지 놀면 내일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거 아니야?
 4. 그럼 오늘은 내일 해야 할 일도 조금 해놔야겠다.
 5. 그러면 일이 많아지는데 어떡하지?
 6. 그러니까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서 빠르게 일을 끝내야지.
이 순서대로 생각의 흐름이 흘러가기 때문에 엔티제가 연락이 잘 안 되는 것이다. 
 
 엔티제는 이렇게 한 가지에 몰두하면 그 사안에 대해서 폭넓게 생각하지만, 머릿속에 두 가지, 세 가지를 동시에 몰두할 수는 없다. 다음 편에는 그래서 엔티제가 왜 바람을 피우는지, 그리고 왜 바람을 피우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