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의 특징 (1) - 엔티제는 걸어 다니는 시간표다

 필자의 MBTI는 ENTJ다. 어떤 사이트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T와 J 스코어가 90점을 넘고, N의 스코어도 70점을 넘을 정도로 엔티제의 교본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의 직업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사람들은 필자를 보면서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어 필자의 성격, 즉 엔티제의 성격에 대해서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앞으로 현실에 있는 엔티제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에 대한 글을 시리즈로 쓸 계획이다.

MBTI 검사 지표에 대한 설명

 

1. 일과전, 약속이 잡힌 그날부터

 엔티제는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시간표가 생성된다. 예를 들어서 내일 오후 2시에 학부모님을 만나야 한다고 하면, 최소한 오늘 오후까지는 그동안 학부모님과 했던 이야기들, 학생의 성적, 학생에게 수업했던 내용, 학생이 어려워했던 내용 및 학생이 주로 질문을 했던 것들을 토대로 학생이 어떤걸 궁금해할지, 그리고 학생이 해당내용을 궁금해했을 때 시험과 무관하게 자세하게 설명을 할지, 아니면 시험과 무관하기 때문에 그냥 이런게 있다라고 짚고 넘어가는 정도에서 멈출지에 대해서 정리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괜히 화가 난다. 그리고 약속날 오후 2시까지 도착해야 하므로, 전날 운전을 하고 가면 어느정도 걸리는지 지도어플을 통해서 검색해보고, 샤워하는데 어느정도 걸리고, 머리를 세팅하는데 어느정도 걸리고, 옷은 내일 생각하면 시간에 쫓겨 촉박한 기분이 드니까 저녁에 세팅을 해두고 자야 직성이 풀린다.

 

 2. 일과가 있는 당일

 약속 당일이 되면, 머릿속에 들어있는 시계가 더욱 촉박하게 움직인다. 오후 2시까지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서 최소한의 시간을 역산해서 준비하는게 아니고 그거보다 최소한 30분은 더 일찍 나갈 수 있게 준비를 시작한다. 약속 장소로 운전을 하고 가다가 예상치 못하게 차가 막힐수도 있고, 공교롭게도 가는 도중에 상대방이 더 일찍 나와있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만들기 싫어서 약속시간이 오후 2시라고 하면 되도록이면 1시 20분까지는 약속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 움직인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에 약속 장소를 검색해두고 끊임없이 도착 시간을 확인하면서 운전한다. 그렇게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머리속으로 어제 정리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오늘 미팅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백만개의 가능성을 생각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A, B, C, D까지 4가지 정도의 상황은 미리 생각해둔다. 그렇기 때문에 엔티제에게 예상외의 상황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면 엔티제는 이미 웬만큼 가능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다 해봤고 머리속에 상황별 대처법이 이미 암기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3. 일과 후

 일과 후 엔티제는 오늘 했던 일에 대해서 복기를 해본다. 그리고 학생별로 다시 한번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다음번 수업 때 어떤 걸 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엔티제는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스트레스받는 경향이 있어서, 최대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끊임없이 머릿속에서는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돌아간다. 필자는 그래서 사회화가 덜 된 엔티제였을 때는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행하는 성격을 지녔었으며, 나의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뭐가 잘못되었는지, 내 계산에서 뭐가 틀렸는지 밤새워서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었다.(물론 지금은 내가 최선을 다 해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는 걸 받아들인 나름대로 사회화가 잘 된 엔티제로 진화했다...)

 

 4. 그래서 엔티제는 일 할 때

 남들이 봤을 때 "뭐 이런 것까지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 항상 연애를 하게 되면 정말 많이 듣는 말이 "너는 연락할 시간도 없어?"인데 그 말이 맞다. 진짜로 일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연락할 시간이 없다. 왜냐면 일반적인 엔티제에게는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순식간에 수많은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해 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디, 엔티제와 연애를 하고 있는 이성들은 연락할 시간이 없다고 다그치지 말았으면 한다. 그렇지 않은 엔티제도 있겠지만 필자는 일을 해야 할 때는 일에 빨리 집중해서 해결을 하려고 최선을 다 해서 머리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일을 빨리 해결해야 내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집중해서 남는 시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기억하자. 엔티제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연락이 안 되는 게 아니다,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일을 빨리 끝내고 많은 시간을 당신과 함께 보내기 위해서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