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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깟 공놀이/테니스공

이우성이 1루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by 플루언스정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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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컴퓨터로 하는 게임을 아주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쉬는 날에는 게임을 하면서 주로 시간을 보내느라 기사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 문득 이 기사를 보게 되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14&aid=0005102568 - 이우성의 1루 도전 이유...

https://fluencejung.tistory.com/13 - 필자의 글 중 이우성에게 해당되는 이야기 (소제목 4번, 5번)

 

 기아 타이거즈는 정말로 이우성이 1루수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1루수는 생각보다 많은 순발력이 필요하다. 1루 쪽으로 향하는 타구나, 번트 타구 수비 시에 빠르게 공을 집어서 1루로 던질 줄 알아야 하며, 요즘은 잘 치는 좌타자들이 많아서 강습타구도 많이 날아간다. 그러므로 과거의 인식과 다르게 1루수도 수비를 잘해야 한다. 

 

 과거에는 우타 빅뱃에 대한 수요가 많았고, 실제로 덩치 좀 있는 타자라고 하면 일단 우타 빅뱃이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해태 타이거즈에서 기아 타이거즈로 바뀐 이후, 기아 타이거즈는 우타 빅뱃에 대한 갈망 때문에 꽤 좋은 유망주였던 정성훈을 박재홍으로 바꿔먹었고, 마해영을 FA로 데려왔으며, 김주형이 그렇게 가망이 없는 모습을 보였어도 감독이 몇 명이 바뀌든 1군에서 항상 기회를 줬었다. 이렇게 과거에는 전통적으로 모든 팀이 우타 빅뱃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3루는 강습타구가 많이 가고, 1루는 번트 수비와 핸들링을 통한 송구 캐치가 주요 수비 연습이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강한 좌타자들이 많아서, 수비시프트로 숏이 2루 자리에 가고 2루수가 잔디 위로 올라가는 시대이지 않는가.

 

 이우성이 얼마나 유연하고, 얼마나 수비 집중력이 있고, 강한 타구에 어느정도로 반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필자는 모른다. 그건 필자가 경기를 눈으로 많이 보고, 세이버 스탯을 공부하고, 야구 이론을 얼마나 아는지와는 별개로 장비를 통해서 정확하게 측정을 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외야에서 수비를 하는 모습을 볼 때, 내야에서 강습타구에 반응이 빠른 선수는 아닐 것 같다. 기아는 이미 최원준과 터커를 통해서 외야수가 내야수로 포지션 컨버젼을 했을 경우, 수비뿐만 아니고 타격 또한 무너지는 것을 자주 봤다. 내 응원팀이라서 하는 소리인데, 나는 팀이 이렇게 줏대 없이 선수들 포지션을 컨버전 하는 근본 없는 육성을 본 적이 없다. 내야수에서 내야수를 가더라도 세부 포지션에 따라서 신경 쓸 부분이 다르다. 뭐 가령 3루수는 먹힌 타구와 강습타구가 날아오니 앞, 뒤 움직임이 중요하며 마치 투수의 디셉션처럼 우타자의 몸에 가려 배팅 순간이 보이지 않는 경우 타구가 보이자마자 반응할 수 있는 반응속도가 필요하다. 유격수는 앞, 뒤, 좌, 우 움직임이 중요하고 더불어서 배팅의 순간이 보이기 때문에 타격 순간 잔스텝으로 미리 이동할 수 있는 타구판단과 하체를 이용한 스텝이 중요하고 뭐 이런 것들이 있다. 그런데 내야에서 내야를 가는 것도 아니고 아예 수비의 방식이 다른 외야수를 1루수로 컨버전을 이렇게 쉽게 결정하는, 아마추어도 아닌 프로 구단이 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내야수는 외야수와 수비의 방식이 다르다. 내야수는 빠른 시간내에 판단을 하고 공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하체의 탄력을 이용한 수비를 한다. 물론 외야수도 그런 식으로 수비를 하지만 자세를 내야수만큼 낮게 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외야에서 내야로 들어와서 수비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주 발을 뒤로 두어서 축발로 만들고 반대발을 디딤발로 앞쪽에 두어서 주발의 힘으로 밀고 나가면서 반대발이 공을 따라가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흔하게 말하는 기마자세로 수비를 많이 했는데 그렇게 하면 하체의 탄력을 제대로 쓸 수 없다. 혹시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로스 오버를 하는 방식과 똑같은 것이다. 아마추어들은 크로스 오버를 앞발로 뒷발을 끌고 가는 사람이 많은데 원래 크로스 오버는 뒷발로 밀면서 앞발을 디디는 것이다. 내야수들도 그런 방식으로 수비를 한다. 그러면 이우성이 도대체 이 수비 방식에 얼마나 적응이 되어 있을까? 뭐 반응속도, 타구판단, 순발력 이것과 별개로 커리어 내내 외야에서 수비연습을 하던, 그리고 필자는 플루크라고 판단은 하지만 어쨌든 올해 많은 타석을 들어가면서 드디어 내 자리가 생기는 건가라고 생각하던 이우성 본인에게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많은 노망주, 올해 간신히 뭐라도 이룬 것 같은데 팀에서 포지션 변경을 이야기한다.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본인의 판단과 별개로 이걸 거절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아 타이거즈는 프로 구단이다. 아마추어들이 재미로 포지션을 옮겨보며, "한번 해보지 뭐"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의사결정 과정이 달라야 한다. 있는 자원에서 해결을 할거 같으면 그냥 황대인, 변우혁을 쓰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외부에서 사 오면 된다. 황대인, 변우혁은 안 쓰고 싶고, 김석환은 2군에서도 1루수는 싫다고 하고, 말 잘 듣는 최원준은 1루로 써보니까 못 쓸 거 같고, 소크라테스는 계속 써야 할 것 같고. 그러니까 뭐 가장 쉬운 방법인 있는 자원에서 1루로 써보자? 이게 프로 구단의 올바른 의사 결정 과정이라면 뭐 어쩔 수 없지. 내년에도 야구 못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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