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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깟 공놀이/테니스공

만약 기아 타이거즈가 양석환을 영입한다면?

by 플루언스정 2023.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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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주변의 많은 기아팬들이 양석환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 필자가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 필자는 전력 보강에는 오버페이가 없다는 주의고, 팀의 약점이 있다면 애매한 선수들 여러 명으로 돌려 막기보다 해당 포지션에서 S급 선수를 사서 한방에 해결하는 걸 선호하는 성향이다. 디즈니 플러스를 보면 What if..라는 마블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기아 타이거즈가 양석환을 영입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겠다. 

 

1. 1루 수비

 사실 양석환이 좋은 수비수인가에 대해서는 딱히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스탯티즈에서 제공하는 스탯이나, 경기를 보면서 선수에 대한 데이터가 누적되어서 생기는 체감에서 양석환은 좋은 수비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루 수비에서는 변우혁이나 황대인에 비해서 비교 우위를 가져가기 어렵다.

 

2. 타격능력

 양석환에 개인적인 생각은 필자의 다른 글(https://fluencejung.tistory.com/22 - 2024년도 FA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양석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글이니까 양석환의 타격 능력에 대해서 좀 더 심도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일단 모든 타자는 경향성을 띈다. 타자들이 연습을 하면서 스윙 궤적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타자는 내가 강한 코스와 약한 코스가 드러나게 되고 그렇기에 경기에 나가게 되면 약한 코스에 손이 안나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양석환은 존에 대한 스윙, 컨택, 타율, 장타율을 보면 존과 본인의 스윙궤적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눈에 보이면 맞춰서 치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게, 우타자입장에서 좌투수가 던지는 아웃하이존인데, 이 코스는 대부분 풀린 슬라이더나 포심이 들어가는 자리고, 눈과 가까우며, 공의 궤적이 풀려서 들어오니 바깥으로 배트가 퍼져서 나갈 때, 좋은 컨택률과 타율이 만들어지는 존이다. 양석환은 이 코스에 타율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양석환은 아직까지도 본인의 강한 존과 약한 존이 구분되지 않은, 좋게 말하면 아직도 타격에 대한 포텐이 남아 있는 선수고, 나쁘게 말하면 아직까지도 타격과 존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서 계산이 서지 않는 타자라는 뜻이다. 

 

 평균값이 떨어지더라도 확실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으면 또 괜찮다. 하지만 양석환은 커리어 내내 평균적으로 0.450의 장타율을 보인 선수이며, 정립된 존이 없는 타자 답게 좋았을 때 기준으로 0.330 정도의 출루율을 지닌 선수이다. 전통적인 강타자를 판별하는 3할-30 홈런-100타점이 보장이 되는 타자도 아니고, OPS기준으로도 좋은 타자가 될 수 없다. 혹자는 잠실을 사용한 타자이기에 타 구장으로 가면 장타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잠실에서 타 구장으로 옮긴다고 해서 좋지 않은 타율과 출루율이 개선이 되는 경우는 없다. 결국 시즌을 치르다 보면 평균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게 실력이니까.

 

3. 다른 선수와의 연계

기아 타이거즈의 중심 타선이라고 하면, 나성범, 소크라테스, 최형우가 있다. 이 선수들은 모두 좌타자이며, 소크라테스는 대놓고 좌투수에게 약한 투수고, 포심을 제외한 구종에서 바깥쪽 존에 대한 대응이 늦는 타자며, 나성범은 하이존과 아웃존에 커리어 통산 대응이 좋지 않은 타자다. 최형우 또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더욱 두드러지는데, 하이존와 아웃존에 대해서 컨택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양석환이 좌투수의 하이존에 강점이 있으므로,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사이에 끼어 있으면 나름대로 상호보완은 된다고 본다.

 

4. 팀 사정

 현재 지명타자 자리에서 출전하는 최형우는 이제 매년이 마지막 해가 될 수 있는 선수다. 나성범 또한 현재 우익수 수비를 하고 있으나, 언젠가는 지명타자 자리로 가야하는 타자이며, 이우성이나 이창진도 굳이 수비 포지션을 줄 필요가 없는 타자들이다. 그리고 양석환은 이우성, 이창진과 연령대가 비슷하다. 팀에서 지명타자는 한 자리인데 여기에 가야 하는, 혹은 갈 가능성이 있는 타자들이 너무 많다.

 

5. 결론

 양석환이 3년에 25억 혹은 2년에 20억 이정도로 계약을 한다면 기아 타이거즈가 한번 긁어볼 수는 있다. 그런데 4년에 50억, 5년에 60억 이런 가격이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미 기아에는 이우성, 이창진, 김규성, 최정용, 황대인, 변우혁, 김석환이라는 계산이 서지 못하는 수많은 주전과 준주전 사이에 걸쳐 있는 선수들이 있다. 여기에 굳이 돈을 써가면서 양석환을 포함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에 1루수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면 몇 년 전에 박병호를 샀거나, 최근에 채은성을 샀어야 했다. 이 두 선수는 양석환에 비해서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타자들이며, 이미 양석환보다 보여준 게 많은 선수인데 이 선수들을 걸렀다면 당연히 양석환도 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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