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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깟 공놀이/테니스공

기아 타이거즈는 우승권의 팀이 아니다.

by 플루언스정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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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KBO리그 순위표

 

 시즌 전 예상에서 많은 전문가와 야구팬들은 기아 타이거즈를 우승후보라고 뽑았다. 그리고 좋은 성과를 냈던 4월을 지나 이딴 게 야구인가 싶은 5월이 지나고 있다. 그럼 기아 타이거즈가 세간의 평가와 다르게 왜 우승후보가 아닌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우승을 하려면 이런 선발진으로는 불가능하다

 현재 기아 타이거즈의 선발진을 살펴보면, 네일-크로우-양현종-윤영철-황동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의리는 3게임 등판 후, 1군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사실 1군에서 등판한 3게임은 재앙에 가까웠다.

이름 방어율 등판경기 이닝 평균이닝
양현종 3.16 10 62.2 6.22
네일 1.65 10 60 6
크로우 3.57 8 40.1 5.01
윤영철 4.47 9 46.1 5.12
황동하 4.37 4 18.2 4.55
이의리 4.35 3 10.1 3.36

 

 위에 있는 표를 참조해 보자. 양현종과 네일은 꽤 준수한 역할을 하고 있다. 크로우는 본인의 몸값에 비하면 아주 부족한 활약을 하고 있으며, 윤영철은 2년 차라는 걸 생각한다면 아주 못한다고 보기 어렵다. 황동하는 대체선발이기에 꽤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의리는 저런 모습이라면 그냥 1군에 안 올라오는 게 현재 기아 타이거즈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크로우는 KBO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했으며(https://fluencejung.tistory.com/48),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이닝당 17~20개씩 던지면서 겨우 5이닝을 던지는 투수라면 1선발 용병이 아니고 연봉 2억을 받는 한국 국적의 투수여야 한다. 하지만 크로우는 어쨌든 팬들과 전문가들의 설레발때문에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기대치에 비해서 한참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다가 팔꿈치 문제로 미국으로 간 후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윤영철은 공인구의 반발력이 늘어난 후, 스터프가 부족한 투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고전 중이지만, 아직 어린 선수이므로 개선의 가능성이 있으나,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현재 윤영철이 보여주는 모습보다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의리는 차라리 상무든 현역이든 군대를 다녀오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야구를 못한다. 우승권 팀이라면 이런 선수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될 때나 1군에서 봐야지, 이 선수가 없다고 시즌이 망한다라는 소리가 들려서는 안 된다. 

 

2. 불펜투수의 양과 질의 문제

 2-1. 필승조의 문제

 필승조. 말 그대로 팀이 이기거나 비기고 있을때, 더 넓게 말하면 오늘 이겨야만 하는 경기라면 감독과 선수단의 의지를 보여주고, 실제로 등판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불펜 A조다. 기아는 최지민, 전상현, 장현식, 곽도규, 정해영으로 불펜 A조를 운용하고 있으며, 프라이머리 셋업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구조로 진행되고 있다. 

이름 등판횟수 이닝 방어율 이닝당출루허용률
이준영 21 12 2.25 1.50
최지민 26 22.1 1.61 1.57
전상현 22 19.1 6.52 1.19
장현식 28 24.2 4.38 1.50
곽도규 26 19.2 4.12 1.53
정해영 20 22 2.05 1.27

 

 최지민과 정해영은 상대적으로 낮은 방어율을 보여주고 있다. 표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최지민은 22이닝 동안 볼넷을 20개를 내주고 있고 그래서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57이라는 믿을 수 없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장현식과 곽도규, 이준영도 이닝당 출루허용률이 1.50을 넘어가는 데, 이런 투수들을 과연 필승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필승조가 올라오는 상황은 경기 후반에 루상에 주자가 있거나, 혹은 선발투수가 특정이닝까지 끝마치고 내려가면 새로운 이닝의 시작부터 올라온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의 필승조는 높은 확률로 문제를 발생시킨다. 

 

 2-2. 추격조의 문제

 추격조는 이미 경기가 크게 넘어갔을 경우에 등판해서 가비지 이닝(Garbage Inning)을 처리하는 선수들이다. 그러니까 지는 경기에서 추가 실점을 하든 어쩌든, 이닝을 잘 먹어주는 선수들, 혹은 팬들이 이야기하는 "패동열"들이 있는 그룹이다. 여기서도 문제가 있는데 기아는 패동열이 없다. 

이름 등판횟수 이닝 방어율 이닝당출루허용률
이형범 6 5 7.20 1.80
김도현 8 8 3.38 1.75

 

 이형범은 순수하게 야구를 못해서, 그리고 김도현은 야구를 못하는데 그나마 긁히는 날도 멀티이닝을 주지 않고 선수를 교체해 버리는 탓에 추격조, 흔하게 이야기하는 패전조가 기아에는 전무하다. 그러니 애매하게 지는 경기에 장현식이 올라오고, 애매하게 이기는 경기도 장현식이 올라오고, 곽도규가 올라와서 경기를 내주는 그림이 너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이런 불펜투수들의 문제는 1번에 언급한 선발투수의 문제와도 연관이 되는데, 선발 투수들이 5이닝도 제대로 못먹는 선수들이라서 불펜 투수들이 잦은 등판을 해야 하고, 몸도 자주 풀어야 한다. 아무리 관리를 해준다 한들, 그리고 요즘 팬들이 이야기하는 불펜투수 혹사지수와 같은 지표는 선수마다 신체적 특성과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투수들의 상태를 대변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투수들이 불펜에서 얼마나 안 좋은 모습을 보이는지 잘 모르겠고, 전상현이나 곽도규는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이길래 위기상황마다 등판하는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불펜투수들은 선발투수들 때문에 체력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

 

3. 수비의 문제

 사실 필자가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 바로 수비의 문제다. 기아 타이거즈는 소크라테스를 재계약을 하고, 이우성을 1루수로 컨버젼하는 등 수비보다 공격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필자는 그런 행보를 보면서 불안함에 글들을 작성했다. (이우성 https://fluencejung.tistory.com/26 소크라테스 https://fluencejung.tistory.com/32)

 

 이우성의 1루수비는 재앙이다. 이우성은 1루에서 3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아무 문제없는 좋은 1루수처럼 보일 것이다. 두산의 양석환은 1루에서 2개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그리고 이우성의 수비RAA는 -0.96이고 양석환의 수비RAA는 1.38이다. 물론 스탯티즈의 수비 기여도는 큰 신뢰도가 없지만, 어디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먼저 이우성은 외야수 출신의 내야수이기 때문에 하체의 탄력을 전혀 이용하지 못한다. 그 예로 1루 쪽 강습타구가 가면 하체의 탄력을 이용하지 못해서 좁은 내야 수비 범위를 보여주며, 심지어 타구에 대한 적응력이 낮아 다이빙을 해도 이미 공이 빠져나간 한참 뒤거나, 아예 공에 미치지도 못한다. 그러니 당연히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아 "눈에 보이는" 수비 지표는 좋아 보인다. 반대로 김도영의 경우 강한 타구가 날아가더라도 일단 글러브를 가져다 댄다. 그래서 김도영은 10개의 실책이 기록되었고, 겉으로 볼 때 수비를 못하는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실책을 10개나 한 김도영의 수비 RAA는 -0.56이다. 산술적으로 이우성보다 수비를 더 잘하지만 실책은 더 많다. 이 아이러니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도전적인 수비를 했냐,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했냐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김종국이 기아 타이거즈 감독일 때, 양 코너 외야수를 이우성과 이창진을 같이 기용했고 필자는 이런 말을 했었다. "과연 이창진과 이우성이 방망이로 이겨주는 경기가 수비로 지게 만드는 경기보다 많을까?" 그리고 비록 부정확한 스탯이지만, 스탯티즈의 RAA로 미루어보아, 이우성의 -0.96이라는 수치는 이우성이 매경기 1점을 상대에게 헌납하고 있다는 이야기므로 이우성은 최소한 1루수로 출전한 39경기에서 39타점은 했어야 비로소 밥값이 된다. 그리고 올해 이우성의 타점은 31개이므로 이미 1인분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정확하게는 1루수, 좌익수, 우익수로 나왔을 때 타점을 따로 계산해야 하지만 이미 경기수보다 적은 타점을 먹었기에 생략했다.)

 

 소크라테스와 최원준도 마찬가지다. 사실 기아 타이거즈가 세간의 평가, 그러니까 전문가와 팬의 이야기처럼 정말 타격이 좋은 팀이라면 중견수에 소크라테스나 최원준을 쓸 필요가 없다. 중견수에 김호령을 사용하면, 최원준의 중견수 수비가 김호령의 중견수 수비로 대체되는 것 뿐만 아니라, 최원준이 중견수로 나오게 되었을 때에 비해 좌익수 소크라테스 우익수 나성범 혹은 이창진의 수비까지 김호령이 커버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는 공격력이 타 팀의 수비력을 압도할 정도의 팀은 아니며, 근거로는 다른 팀에서 대체선발이 나오는 경우 기아가 높은 승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며칠 전 이범호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출처 - 네이버 뉴스

 

 이게 우승을 노리는 팀의 감독이 할 말인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솔직히 굉장히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만, 팀의 정확한 내부사정을 알 수 없으니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기아 타이거즈는 이범호 감독과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게 공격력이 좋은 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올해뿐만 아니고, 타격의 팀이라는 말을 듣던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https://fluencejung.tistory.com/17)

 

4. 투수교체의 문제

 사실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왜냐면 투수교체는 모두 결과론이다. 결과적으로 막아내면 좋은 투수교체고, 결과적으로 막지 못하면 좋지 않은 투수교체다. 그러므로 투수교체는 감독과 투수코치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투수의 역량도 중요하다. 

 삼성에서 이런 모습으로 그냥 좋은 선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거 아니냐는 반문은 선동열이 기아에 와서 습자지 같은 기아 불펜을 가지고도 엄청난 불펜 운용을 보여줬기 때문에 감독의 역량도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으나, 반대로 말하면 선동열급이 아니라면 절대적으로 불펜 투수의 능력치에 의해서 투수교체의 결과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기아의 불펜투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건 이범호나 정재훈, 그리고 이동걸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다. 수비에서 실책, 혹은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주자가 쌓이는 것도 문제고 투수들이 그냥 제구를 못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아마 마음속에서 어떤 부담감을 느끼기에 투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아니라면 실력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 경기 투수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건 감독의 역량이다. 포기할 경기는 포기하고, 이길만한 경기는 악착같이 물어뜯어야 하는데, 감독 이범호는 가끔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를 때가 있다. 

 

 지금 기아는 용병 교체 슬롯을 가지고 여기저기 잴 필요가 없다. 크로우와 소크라테스는 무조건 교체를 해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말로는 우승 적기라고, 윈나우를 하겠다고 했으면 뒤도 보지 않고 두 선수를 모두 교체해야 한다. 크로우는 상대 외국인 투수와 견주어 봤을 때 비교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투수가 아니며 소크라테스는 선구안과 컨택이 좋지 못해서 ABS 시대에 어울리는 타자가 아니다. 가끔은 과감한 결단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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