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감상문

서울의 봄(2023)을 보기 전에 알고 가면 좋은 잡학

by 플루언스정 2023. 12. 2.
728x90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지만 아직 30대인 필자는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고, 근현대사에서도 전공자가 아니라면, 생존해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전두환과 관련된 영화가 나왔다는 소식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조로 보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볼 때, 적당한 사전 지식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나, 본 영화는 큰 지식 없이, 몇 가지만 대충 알고 가도 충분히 재미있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한번 읽어보고 가면 도움이 될 만한 배경지식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1. 하나회

 신군부라고 불리는 하나회는 육군의 비밀 사조직으로, 전두환과 노태우가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동기와 후배들을 구성하여 비밀리에 만든 사조직이다. 분명 처음 시작은 친목도모의 모임이었으나 점점 사리사욕을 채우는 집단이 되었다. 박정희의 후원하에 흔하게 말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학연, 혈연, 지연을 통해서 제2 공화국 시절부터 요직을 회원들끼리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사실상 최고 권력 집단으로 변질되었다. 그 당시 시대상, 우리 편 아니면 적 편이라는 사상검증이 "대놓고" 성행하던 시절이라서 이들은 곧 군대뿐만 아니고 정계까지 영향력을 뽐내게 되었다.

 

 그리고 10.26사건으로 일반 국민들이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있을 때, 이들은 군부세력의 힘으로 12.12 사태를 일으켜서 전두환이 정권을 잡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 후 노태우 정부인 제6 공화국이 출범한 직후에도 하나회는 정권의 주요 세력으로 존속했으나 이익을 위해 모인 집단인지라 지도부인 전두환과 노태우의 갈등으로 인해 세력이 약화되고 문민정부,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야 하나회의 주요 인물들이 숙청되면서 사실상 해체되었다. 

 

 박정희 또한 군부의 힘으로 정권을 잡은지라, 권력의 불안전성과 정통성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고, 그의 니즈를 명확히 파악한 전두환이 군대 내부에 박정희의 직속 세력이 있어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렇게 박정희의 비호하에 하나회는 세력을 키워나갔다.

 

 비밀스러우며 배신방지 조항까지 있는 사조직이다보니 정확한 명단조차 알 수 없으며. 그 후 만나회나 알자회 같은 다른 사조직으로 분화하거나 개명했다는 유추만 있을 뿐, 정확하게 어떤 조직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2. 노태우

 영화에서 노태우(박해준)는 군부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전두환 이후에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으로 뽑혔다. 영화에서는 굉장히 우유부단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이미지로 나오지만 실제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는 군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 정부부처나 참모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방식으로 잦은 회의를 소집해서 정책의 방향을 결정했다. 그리고 [보통 사람]이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박정희, 전두환과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서 김영삼과 김대중을 따돌리고 대통령을 할 정도로 시류를 잘 읽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고 전두환과 같이 구속 기소되어 징역 17년을 선고받았으나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서 사면되었다.

 

3. 김영삼 전 대통령

 김영삼은 IMF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김영삼은 하나회를 숙청했으며, 금융 실명제를 통해서 금융시장의 질서를 정립하였고, 총독부 폭파라는 쇼맨십을 통해서 국민을 한데 결집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박정희에 대해서는 공과 과가 공존하니 과만 봐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김영삼 전 대통령이야 말로 진정한 공과 과가 공존하는 대통령이 아닐까 싶다.

 

 윗 문단에서 설명했듯, 김영삼은 노태우와 전두환을 구속시킨 대통령이며, 전두환 집권시절에 가택연금을 당했을정도로 김대중과 함께 민주 세력의 중요한 축이었다. 그래서 청와대 만찬에서 전두환과 같이 초대받자, 대통령도 아닌 사람이 여기는 왜 왔냐는 말을 했고, 전두환이 술을 계속 찾자 술 먹으려고 왔냐고 일침을 하는 등 전두환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4. 마치며

 사실 광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민주화 운동이나 군부 세력에 대해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어르신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동기들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다른 지역에서 온 동기들은 그런 주제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으니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사실 일제강점기가 막 지났을 때, 지주들이 많던 호남지역은 보수적인 사상을 지니고 있었고, 농사지을 땅이 부족한 영남지역은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시간이 흐르며 정치적인 요소들이 들어가면서 이제 호남은 진보적인 사상을 지닌 지역이 됐고, 영남은 보수적인 사상을 지닌 곳이 되었다. 대중들의 사상은 미디어와 정책의 영향을 받아서 바뀌거나 공고해진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근현대사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728x90

'영화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Babylon / 바빌론 (2023)  (0) 2023.11.02
Blue Giant / 블루자이언트(2023)  (2) 202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