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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깟 공놀이/테니스공

고우석은 MLB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단상

by 플루언스정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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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109&aid=0004992582

 

[속보] 고우석-김하성 한솥밥 임박? “고우석, SD와 계약 근접. 마무리 기용 예상” 美저명기자 보

고우석 / OSEN DB [OSEN=고척, 최규한 기자]7회초 쿠바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국 투수 고우석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유격수 김하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dreamer@osen.co.kr[OSEN=이후광 기자]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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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석을 샌디에이고에서 계약을 확정했다는 썰이 파다하다. 항상 썰은 썰일 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터라 오피셜이 나오기 전까지는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만약에 고우석이 MLB에 진출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고우석의 현재 모습

고우석의 2023년도 구종 비율 / 출처 : 스탯티즈

 고우석은 전형적인 오버핸드 투수의 래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패스트볼-브레이킹볼-페이스오프 구종을 보유하고 있는, 말 그대로 오버핸드 투수의 전통적인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투수들이 성공하기 위한 방법론을 크게 1) 포심의 구위와 구속이 좋아서 하이코스의 포심과 낮은 코스에 들어가는 브레이킹 볼을 주로 사용하냐 2) 포심과 체인지업 위주로 오프 스피드를 이용해서 타자를 현혹시키냐 두 가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그리고 구종 구사율만 보더라도 고우석은 1) 번의 방법론을 차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의 2023년도 존별 구종 구사율 / 출처 : 스탯티즈

 그래서 고우석은 하이 코스의 패스트볼과 우타자 기준 아웃로우로 들어가는 커브, 우타자기준 아웃코스에 들어가는 슬라이더로 로케이션이 잡혀있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은 포심이 들어가는 존에서 키패드 5번 2번이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제구에 대한 감각을 익힐 때, 손의 감각이 좋은 투수가 아니라면 로케이션을 조정하더라도 일명 "잔상"이 남는다. 고우석은 과거에 제구가 좋은 투수가 아니었으며 현재도 제구력에서 의문부호가 남는다는 걸 포심의 로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키패드 2번과 5번에 들어가는 포심은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가 스터프로 타자를 상대하다 보니 존에 욱여넣어서 들어가는 코스다. 그리고 해당 투수가 제구에 대한 감을 잡기 시작하면 포심의 로케이션을 점점 하이코스로 옮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에 그 잔상이 남는 것이다. MLB를 예로 들자면 벌랜더 같은 선수가 해당 케이스에 속한다.

 

 상기 서술한 문제가 포심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고, 슬라이더와 커브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커브에서 키패드 3번, 6번에 들어가는 공들은 아마 의도하고 던지기 보다는 손에서 빠져서 들어간 공일 것이고, 특히나 저 코스의 우완 커브볼은 좌타자 입장에서 눈에 너무나도 잘 보여서 밀어서 치면 그대로 3유간을 관통하는 빠른 타구가 나오는 존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더더욱 의도하고 던지는 공은 아닐 거라고 생각된다. 슬라이더도 키패드 2번 5번에 들어가는 공은 모두 손에서 풀려서 나오는 공일 거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안우진은 슬라이더에 한해서는 정확한 목표가 보이고, 실제로 좋은 목적성과 로케이션을 지닌 구종이라고 생각하는데 고우석은 포심, 슬라이더, 커브가 좋은 목적성을 지닌 건 알겠으나, 정확한 목표와 좋은 로케이션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우석의 포심 구속은 MLB기준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공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업-무브먼트가 되었든 다운-무브먼트가 되었든 무브먼트를 만드는 포심의 회전수가 MLB에 가면 KBO 기준보다 약 200rpm정도 하락한다고 생각하면 고우석의 포심이 구속을 제외한 다른 모든 면에서 MLB에서 경쟁력이 확실히 있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현재 모습으로는 "포심의 구속"만 경쟁력이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2. 고우석이 개선해야 할 점

 그래서 고우석은 MLB에 가려면 당장해야 할 것은 구종들의 로케이션을 바로잡아야 한다. 포심은 조금 더 하이코스로 밀어 올려야 하고, 일관성을 지녀야하며 커브와 슬라이더의 로케이션은 좀 더 면밀하게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구종간의 페어링도 중요하다. 고우석의 스터프는 KBO 기준에서는 좋은 게 맞다. 그러니까 저 정도 제구 수준을 가지고도 꽤 솔리드 한 클로져로 시즌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MLB에 가면 저 정도 스터프는 평범해진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조금 더 좋은 무브먼트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3. 결론

 평범한 스터프와 평범한 브레이킹 볼, 더 나아가서 평범보다 좋지 않은 제구와 평범보다 좋지 않은 레퍼토리를 가지고 고우석이 MLB에서 당장 통할 수 있을 것 같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할 것 같다. 1~3년 정도 구종간 페어링도 하고 제구도 바로잡고 기타 등등의 과정을 통해서 발전을 하면 고우석이 MLB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우석은 지금부터 해야 할 게 많다. 1) 구종들의 로케이션을 재조정해야 하고 2) 구종들의 스터프를 어떻게 KBO수준보다 발전시킬 지 고민해야 하며 3) KBO 기준에서도 별로 좋지 못했던 멘털을 MLB에서 어떻게 추스르면서 야구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3) 번 항목은 필자의 온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만약에 지적을 당한다 하더라도 독자들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 기아에서 한화로 이적한 선수 중에 이민우라는 투수가 있는데, 이 선수는 항상 표정이 좋지 못하다. 이건 이민우가 등판한 경기 몇 개만 영상으로 확인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야구를 30년 가까이 보면서 멘털이 좋은 선수, 혹은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매번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민우만큼은 아니더라도 고우석도 프레셔가 있는 상황에서 좋은 표정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LG팬이 아니라서 고우석의 모든 등판을 본 건 아니기에 괜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최소한 필자는 고우석을 멘털이 좋은 투수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고우석이 MLB에 진출한 후, 꼭 성공해서 필자가 나중에 이 글을 읽어보면서 "아 내가 야알못이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었으면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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