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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깟 공놀이/테니스공

기아 타이거즈는 근본이 썩어 들어가고 있다.

by 플루언스정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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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말 필요 없이 표부터 봐보자

이름 계약기간 총액(억) 옵션(억) 총액대비 옵션비율
나성범 6년 150 30 20%
양현종 4년 103 48 46.6%
김선빈 3년 30 6 20%
최형우(1차FA) 4년 100 ?? 알 수 없음
최형우(2차FA) 3년 47 7 14.8%
최형우(다년계약) 1+1년 22 2 9%

 

 일단 최형우의 1차 FA계약에서 공식 발표는 옵션 없이 4년에 100억, 그리고 옵션이 있다면 총액 130억까지 올라갈 거라는 추측만 있을 뿐, 오피셜로 발표된 게 없기 때문에 그냥 옵션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 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양현종과 김선빈은 2010년도 이후, 기아타이거즈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안치홍이라는 또 다른 선수가 한 명 더 있었으나 결국 팀을 떠나게 되었고, 둘만 남게 되었다. 안치홍을 포함한 세 명의 선수는 2009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기아 타이거즈로 이름이 바뀐 후, 첫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할 때 팀에 속해 있던 선수고 2010년대에 기아 타이거즈가 부침을 겪는 동안 좋든, 좋지 않든 기아의 간판선수로 경기에 나서던 선수들이다. 

 

 외부에서 실적을 내고 기아에 영입된 선수들에게는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 기아라는 팀에 지명받고 그 팀에서 오랜 기간 근속한 선수들에 대해서 너무 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총액과 보장액, 그러니까 총액의 규모와 보장액의 비율은 선수의 자존심이다.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 가는가? 회계팀에 속한 경력직 특별채용으로 온 4년차 A라는 팀장과 영업팀에 속한 일반 채용을 통해 10년 동안 회사에 다니는 B라는 팀장이 있는데 A에게는 연봉 8천에 보장된 상여금을 지급한다고 하고, B에게는 연봉 8천에 상여금을 러닝개런티처럼 판매량을 보고 지급한다고 한다면 B입장에서는 당연히 서운한 게 맞지 않은가. A와 B의 근로계약 조건을 서로 알게 되었을 때, B는 과연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유지할 수 있는가?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별거인가? 회사가 날 얼마나 귀한 직원으로 판단하는지는 내가 수령하는 급여에 비례한다. 박봉에 회사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만 강요하면 누가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을 하겠는가? 일반적인 야구팬들은 연봉 400만원, 500만 원에 이직을 고민해 본다. 그리고 그 돈을 따라서 이직을 결심하게 되고 그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판단을 비웃지 못한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근로소득자로 세상을 살아가는 다수의 야구팬들은 똑딱이 주제에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돈만 밝히냐, 심재학은 명단장이다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양현종과 김선빈의 마음이 상하고는 중요하지만 부가적인 문제다. 다행스럽게도 기아 타이거즈는 중견급 선수들이 전멸을 해서 양현종과 김선빈 이후에 내부 FA는 많지 않다. 하지만 지금 신인급에서 올라오고 있는 이의리, 최지민, 최원준, 김도영 등등 어린 선수들이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한 기아 타이거즈의 대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그 선수들도 과연 타이거즈 프리미엄을 통한 디스카운트를 해줄 것인가? 물론 팀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정확한 급여체계가 중요하다. 프리미어 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박살 난 주급체계와 말도 안 되는 이적시장 정책 때문에 지금 팀의 근본이 박살 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상업 스포츠에서 몇 안 되는 순수 스포츠의 낭만을 볼 수 있는 건 프랜차이즈 스타가 우리 팀에 얼마나 남아서 우리에게 어떤 추억을 남겨주냐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낭만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선수가 희생을 하거나, 선수가 희생을 강요당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닐까? 

 

 어떤 분야의 어떤 사업체의 어떤 사용자든, 장기 근속을 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존중이 있어야 한다. 당신의 찬란한 젊음과 패기와 노력의 땀방울을 나의 사업체에 바친 만큼 당연히 사용자로서 응당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아 타이거즈의 최근 행보가 과연 명문구단에 맞는 행보인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강팀과 명문구단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강팀은 말 그대로 실적이 좋은 팀이고, 명문 구단은 리그를 이끌어 나가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태 타이거즈는 강팀이자 명문 구단이었다. 기아 타이거즈는 강팀인가? 명문구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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